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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토>, 그리고 아포칼립스MOVIE 2016. 1. 22. 17:13
아포칼립토
Apocalypto, 2006
감독: 멜 깁슨
주연: 루디 영블러드(표범 발)
아포칼립토는 스페인 침략 직전의 유카탄 반도의 마야문명을 무대로 하는 영화로 "거대한 문명은 외세의 정복이 있기 전에 내부로부터 붕괴된다"라는 서문으로 시작한다. 굉장히 거창하게 시작하길래 또 고증 덕후 멜 깁슨이 감독을 맡았다 해서 찾아 보게 된 영화였다. 그가 연출한 전작인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2004>, <브레이브 하트, 1995>가 굉장히 리얼했고 또 재밌어서 나에게는 <아포칼립토>가 큰 흥미로 다가왔고 정글을 무대로한 영화를 좋아 하기 때문에 봤다. 사실 이미 <10000BC, 2008>에서 크게 실망해서 본 것도 있다.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스토리는 심플하다. 어느 날 행복하게 살고 있는 표범 발의 부족에 외부세력이 침략이 있고 부족민들은 끌려가거나 죽임을 당한다. 표범 발도 마찬가지로 끌려가고 그들이 끌려간 곳은 우리가 마야 문영이라고 부르는 곳 이었고 잡아온 인질들을 죽여 제물을 삼는 곳이었다. 잡아온 사냥꾼들이 인질들을 도망치게 해주고 활로 쏴서 잡는데 우연히 표범발이 족장 아들을 죽이게 되면서 추격조가 구성되어 도망치는 표범 발을 좇고 표범 발이 이 추격대를 영리하게 도망가며 제거하는 내용이다. 이렇게 스토리가 심플함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추격신이 박진감 넘치기 때문이다. 일단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보게되도 넋놓고 보게 될 정도로 흡입력있고 박진감 넘친다. 또 실제로 그 시대 마야인들을 데려다가 연기를 시키는 것 처럼 마야인 배우들이 굉장히 연기를 잘 한다. 또 마야 부족민들의 의상이나 분장도 정말 실제로 있는 것 처럼 고증해놓아서 역시 멜 깁슨!이라는 탄성이 나온다. 더불어 주인공인 표범 발이 정말 잘 달린다. 활도 피하고 화살도 쏘고 요리조리 잘 피하는데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집중하게 된다. 이렇게 잘 좇고 잘 도망가는 영화는 아직 못 본 것 같다. <거북이 달린다, 2009>도 괜찮았지만 역시 그래도 <아포칼립토>다.
또 구덩이에 혼자 남겨진 아내의 열연도 눈여겨 볼만하다. 특히 아이가 다쳤을 때 개미로 꿰메(?)주는데 실제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굉장히 신기하다. 개미가 물면 개미가 상처를 꽉 물면 몸통을 떼어내고 머리만 남긴다. 그러면 스테이플러 심처럼 개미 머리가 상처를 봉합해준다. 굉장한 민간요법...! 배우들에 대해 얘기해보면 주연인 루디 영블러드는 그 이후로 주목을 크게 못받은 것 같다. 아무리 검색해도 온통 아포칼립토에 대한 얘기 뿐이다. 인생작품인 것 같다. 아포칼립토 이후 출연한 영화가 3개 있는데 기본적인 영화정보도 부족한 것을 봐서는 크게 망한 듯 싶다. 표범 발의 미모의 부인 역인 달리아 헤르난데즈도 검색해보니 2015년도에 영화에 출연한 것을 제외하고는 작품이 없는 것으로 보아 근황을 찾을 수 없다. 출연 조연 및 단역 배우를 다 찾아보았는데 대부분 아포칼립토를 제외하고는 출연작이 전무하다. 멜 깁슨은 어디서 이런 대단한 현지인들을 모셔온걸까...연기도 잘하고 정말 마야인 같던 분들...신기하다. 대단;;
이렇게 재밌는 영화지만 마지막 장면은 조금 불쾌했다. 추격조를 모두 죽이고 아내와 아이 곁으로 돌아온 표범 발은 저 멀리 바다에서 몰려오는 스페인 함대를 발견하며 영화는 끝난다. 여기서 처음 나왔던 서문과 같이 생각해보면 이미 중남미 문명은 백인들이 오기 전에 망했고 우리의 정복은 정당하다 라는 메세지가 담겨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좋게 잘 보고 마지막에 약간은 역겨운 백인 우월주의가 생각나면서 조금은 짜증이 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자체는 매우 재밌고 탄탄하다. 또한 아포칼립토라는 말은 그리스어로 새출발 혹은 예언, 예시 등을 뜻한다고 하는데 표범 발의 고난을 헤치고 새 부족을 만든다는 뜻인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아포칼립스'라는 말이 더 떠올랐는데 다들 알다시피 파멸, 대재앙, 종말 이런 뜻이다. 표범 발에겐 새출발일수도 있지만 그들 전체 아메리카 인디오들에겐 파멸, 대재앙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아포칼립토'이자 '아포칼립스'일 것이다.
+ 고화질 예고편을 첨부한다! 이 예고편만 봐도 영화가 보고싶어진다..!
반드시 고화질로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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