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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역 맛집] 이북식 찜닭과 엄청난 양념장의 진남포면옥EAT 2020. 7. 23. 22:04
어느 날 생생정보통 류의 프로그램을 보다가 이북식 찜닭과 그 위에 올려진 찐 부추를 보게 되었다. 순간 그 모습이 매료되어 급히 인터넷을 찾아봤더니 약수역 바로 앞에 엄청난 내공의 이북식 찜닭이 있다고 해서 부리나케 달려갔다. 약수역 바로 앞 2층에 있는 진남포 면옥은 최근 리모델링을 했는지 뭔가 콘셉트에 맞지 않게 굉장히 깨끗했다.
찜닭과 막국수를 시켰다.
이런 모습의 뽀얀 찜닭이 나온다. 이북에서는 우리처럼 매콤한 간장양념에 졸여먹지 않고 이렇게 순수하게 찐 닭을 먹는다고 한다. 우리로 치면 백숙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약간의 한약 냄새와 푹 고아진 닭 냄새가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고, 부추가 정점을 보여준다. 닭 육수가 은은하게 베인 부추는 맛있는데, 꼭 따뜻할 때 다 먹는 게 좋을 것 같다. 아껴먹다가 식으면 너무 질겨져서 먹기 싫어진다. 맛있을 때 아끼지 말고 먹는 것을 추천한다. 살도 맛있지만 닭껍질이 더 일품이다. 닭껍질도 식으면 맛이 없으니 꼭 따뜻할 때 먹는 게 좋다.
이런 스타일의 양념장이 있는데 파김치를 잘게 다져놓은 모양새다. 각자 그릇에 이 양념장을 넣고 취향에 따라 식초와 겨자를 뿌려 개인 양념장을 만든다. 조금은 심심하고 은은한 맛의 백숙과 이 새콤달콤한 파 양념장의 조화는 경이롭다. 힙합이다 힙합!!! 개인적으로 겨자를 많이 넣어 먹었더니 매우매우 맛이 좋았다. 찜닭 + 부추 + 양념장으로 먹으면 약간 하루 종일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찜닭은 적어 보이지만 생각보다 양이 많으므로 주의해서 시키는 게 좋을 것 같다.
이렇게 은은하게 생긴 막국수도 준다. 기존 들기름과 새콤달콤한 맛에 먹었던 막국수에 비하면 매우 온순하다. 막국수 계의 평양냉면 같기도 하다. 아무래도 북한 음식은 이렇게 수수한게 맛인 것 같다. 메밀 맛이 조금 나는 게 백숙과 양념장과 잘 어우러지며 특히 국물이 매우 좋다. 찜닭을 먹다가 목이 메는 순간에 막국수 국물을 들이켜면 살 것 같다. 이렇게 찜닭과 막국수를 시키면 2명이서 먹기에는 조금 많으니 조금 남겨도 된다.
이렇게 조금 특이한 간판이 약수역을 나오면 바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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